화제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이 지난 주에 돌아왔다. 미국 시간 기준으로 월요일마다 방영될 예정이다. 오래 기다렸던만큼 참신한 이야기로 돌아왔는가 하면, 대개의 3부작들이 그러하듯이 재탕에다 억지스러운 전개로 흐르진 않을까 염려되는 첫번째 에피소드였다. 그래도 이미 여기까지 왔다면 별 수 없다.

시즌 2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석호필과 마혼, 벨릭이 파나마의 “소나”란 감옥으로 재수감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데, 탈출의 배경이 될 이곳의 생태와 탈출의 이유가 시즌 3의 첫 에피소드에서 제시된다. 소나는 군대에 의해 외곽만 경비될 뿐, 간수들도 떠나버려 어떠한 인권도 보호되지 않는 죄수들만의 정글이며 서부시대처럼 결투 법칙이 존재하는 최악의 감옥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의 곧은 성격을 굽히지 못하는 석호필은 소나의 제왕에게 미운털이 박혀 한 사람이 죽어야 끝나는 맨손결투에 처하게 된다.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The Company를 둘러싼 에너지재벌 음모이론은 갈수록 앞뒤가 꼬여만 가는데 어떻게 그 베일을 온전히 벗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번에도 석호필을 최악의 감옥으로 보낸 것은 The Company, 그들은 마혼과 티백을 조력자로서 소나에 함께 집어넣고 누군가를 외부로 탈옥시키라고 석호필을 협박한다. 지난 시즌들에서 암호들이 난무했던 것처럼, 석호필에게 “베르사이유”라고 적힌 메시지가 주어지며 첫 편은 막을 내린다.

석호필은 “그 일” - 탈옥, Prison Break - 을 또 하기 싫다고 말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까지 자신을 추격하던 이들과 낯선 지옥을 새로운 방식으로 탈출해야 한다. 석호필을 지켜보는 재미는 탈옥이란 대난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설계하는 치밀함과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 즉 전략과 전술의 묘미이다. 전 시즌들에서는 수감 전후로 탈옥과 도주를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에피소드 간의 유기적인 결합과 복선 구조들이 가능했던 데 비해, 시즌 3는 그렇지 못해 길고 긴 퍼즐을 풀어가는 재미 없이 그저 억지스럽게 전개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그럼에도 ‘어제의 적은 오늘의 친구’, 마혼, 벨릭, 티백과 한 편이 되는 - 로드런너와 코요테가 힘을 합치는 - 작은 재미도 기대된다. 이제 에피소드의 첫번째인 만큼 계속 믿고(?) 지켜볼 일이다.

석호필이 항상 강조하지 않았던가, “Just have some faith…
석호필과 새라가 “live ever happily after” 맺을 그날까지 모두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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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제이슨 본, 주말까지 잔업에 시달리는 통에도 꿋꿋이 영화를 챙겨보았다. 영화는 3편까지 끌고 온 부담을 무난하게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려도 좋을 정도였다. 바쁘게 짧았던 1시간 50분의 러닝타임, 지난 편들처럼 쫓고 쫓기며 세계를 누비다 영화관을 나섰다.

ultimatum

“블러디선데이”의 폴 그린그래스는 이 시리즈로 인해 자신의 이런저런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스키 타다 뒹굴며 넘어질 때의 기분이랄까?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피사체가 눈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 긴박함이 탁월하다. C가 “슝슝슝”이라고 표현한 본의 격투 장면은 “해피피트”의 음악을 맡았던 파웰의 솜씨까지 더해져 모두의 숨을 멎게하는 그린그래스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았다. 거기에 군중들 속에서나 차를 타나 날렵하고 시원한 화면들이 가득하다. 워털루역에서 신발 끈을 고쳐매라는 본의 말을 듣는데는 나도 같이 철퍼덕 주저앉아 숨고 싶었다.

본 시리즈의 특징은 계속되는 긴박한 활극 속에서도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진행이다. 헬기를 향해 차를 던지지도 않고, 도로에 요트까지 늘어놓지 않는 차가운 현실성이 매력이다. 다큐멘터리에 능한 감독답게 “KBS 인간극장”의 CIA요원 에피소드의 구도로 보일 정도이다. 본은 어떤 첩보물의 요원들보다 더 강력하고 민첩하지만, 그는 그저 투박하고 과묵한 아저씨이다. 세상에서 제일 잘 싸우면서도 누구보다 싸우기 싫어하는 그는 인기가수도 직업일 뿐이라고 외치던 어떤 가수처럼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 치우듯 적들을 제압하며, 빨래 걷으러 나온 듯 지붕과 지붕 사이를 뛰어넘는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시절부터도 이미 ‘그들’은 모든 걸 알고 있었는데, 구글도 미 정부에 협조한다는 9/11 이후의 지금은 어떠할까. 시리즈가 길어지다보니 - 꼬리가 길어지다보니 - 아쉬운 부분들이 없을 수는 없다. 모든 전화통화를 듣고 있으며, 타국의 CC-TV까지 조작할 수 있는 마당에 어찌하여 본이 뉴욕을 태연히 걸어다니게 둘 수가 있는가.[당신이 이 글을 읽고있다는 것도 어딘가에 분명히 남아있을 것이다.] 영화는 뉴욕부터 모로코까지 줄기차게 세계를 누비는데 한편으로 본은 무슨 돈이 있어서 저렇게 계속 세계를 여행할 수 있을까도 궁금했다.

이번 편의 히로인은 우연찮게 얼마 전에 친구 S가 거론했던 줄리아 스타일스이다. S는 그러한 스타일에 매료된 적이 있다고 고백했지만, 그녀는 어쩐지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 어울리는 배우인지도 모르겠다. 오션 시리즈에서는 늘 2%가 부족해 조롱받던 맷 데이먼이 이 시리즈에서는 고뇌하는 첩보원의 묵직한 내면 연기를 소화해내며 자신의 이름값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첨단장비라고는 오직 대포폰이 전부인 본처럼 그도, 이 영화도 세 편을 거치며 묵묵히 성장한 것이다.

영화의 결말은 문제의 “블랙브라이어” 작전에 대한 공개 청문회가 열리고, 관련된 요원들이 연행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래서 과연 미국의 공작이 줄어들까? 아마 화이트, 레드, 블루 브라이어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본과 같은 요원은 수천개의 공작 작전들의 일부일 뿐이며, 그 중에서도 장기판의 말 하나일 뿐인 것이다. 블랙브라이어는 어쩌면 실존하는 “블랙워터”에 대한 패러디인지도 모를 일이다.

따질 사람을 찾아 무려 세 편이나 세계를 헤맨 본은 결국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을 찾았다. 답은 언제나 그렇듯 멀리 있지 않았다. 세 편 중 마지막이 가장 나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보기드문 3부작이라고 본다. 이후로 다시 본을 보기 어렵게 되었으니 첩보물 장르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아쉬운 마음이다. 앞으로 데이빗 웹 대위는 뭘하고 살까 궁금해진다. 아, 아마도 줄리아 스타일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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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 ★★★★☆ C ★★★☆)


the begin of striking...

-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A September autumn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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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크게 요동쳤던 주가가 슬슬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지인들을 수소문해보니 개인투자자들도 많이 영리해져서 폭락장이라고 기겁하여 내다 판 움직임은 별로 들려오지 않는다. 당시 공황이라도 닥친 듯 언론의 호들갑은 개인들로 하여금 마우스를 매도주문에 몇 번이고 올려보게끔 유도하였다.

아래는 지난 달부터 스크랩해두었던 관련 기사들이다. “사상 최대 폭락/사상 최대 폭등”이란 카피를 일주일도 안되어 번갈아 내던 시끄러운 아우성들에 비해 유의미한 목소리를 낸 기사들로 보인다. 아울러, 아래 기사에 담긴 의미들을 파악할 정도는 되어야 주식시장의 흐름을 대략적이나마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는 것은 또 다른 무서운 이야기이겠다.

재야고수가 전하는 `폭락장에 개미만 망하는 이유` (8/10, 이데일리)
- 지금처럼 주가가 제법 회복되고 나서 이렇게 얘기하기란 참 쉽지만, 8월 10일 모두 벌벌 떨고 있던 때에 참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지금 다시 읽어보아도 무릎을 딱 치게 하는 대목들이 많다. “풀베팅은 개인만의 포지션”, “조정을 받아들이는 기관” 부분은 증권가를 어슬렁거리는 우리네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큰손’만을 위한 보고서 (9/5, 서울경제)
- “뉴스에 팔아라”라는 주식의 격언을 반증하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증권사 추천을 따르는 것이 저 정도까지 처참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통계의 대상이 된 94개 종목 선정 과정에 편집자의 ‘의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추천주”라는 헤드라인을 뽑을 때는 기관에서 팔자 주문을 걸기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초보운전은 추월금지, 초보개미는 추격매수금지!

개미들의 무덤 ‘작전주’, 눈뜨고 당하는 달콤한 ‘유혹’ (8/20, Economy21)
- 결코 누구한테 훈수 둘 수준은 못 되지만, 같은 하수끼리라면 제발 이야기하는 단 두 가지. 남들이 아는 주식을 사자, 빚내서 하지 말자.

저 워렌 버핏께서 말씀하셨다고 한다.

“주식투자를 할 때는 사업에 대한 상식과 지식이 학문적 공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인간에게는 쉬운 것을 어렵게 만들려고 하는 괴팍한 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식적으로 주식시장의 구조를 가늠할 수 있고, 기업 분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할 수 있는 혜안 - 현란한 기술적 분석 공부할 시간에 재무관리를 일독! - 이 있다면 주식투자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지 모른다. 주가가 빠졌다는 것은 다만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그 날 누군가는 싸게 사고 누군가는 싸게 팔았을 뿐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나는 아무래도 인터넷에서 소통될 수 없는 것들 - 존재한다면? - 에 대한 구상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라고 구별짓는 것부터 어색하다, 이미 존재의 형태이다. 더구나 다들 백년씩 살아볼 요량이니 모두 wired로 수렴될 것이다.

아울러, 대여섯 명의 심사위원들에게 발탁되는 것이 인터넷독자 5,6만명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말에는 열 번 양보하여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88만원 세대”의 - 아직 보진 못했으나 - 논리대로라면 심사위원들은 범작만 뽑으려 들지 않을까?

또한, 나의 “이제 소설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라는 무식한 일반화에 대한 항변으로는 이런 기사가 바로 그저께부터 나돌고 있었다.

※ 술자리에서의 조잡한 견해를 옮기는 것은 우스운 노릇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듣고싶어 이처럼 공론화(?) 시도한다.

엄준 “무슨 책으로 공부했기에 그런 어거지로 말하는가?”
제갈량 “이윤,강상,장량,진평,등우,경감 등 세상을 바로잡은 이들이 어떤 경전으로 공부했다는 것을 들은 바가 없다”
- 이는 계속 막말하겠다는 포석

덧. “88만원 세대”의 논리를 점검해 보고싶고, “오!브라더스” 판을 들어보고 싶다.
“요즘 사랑에 대한 노래들을 보면, 항상 둘 중 하나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불치병에 걸리거나 해서 가슴 아픈 노래들이 굉장히 많다.” - 이 말 맘에 드네, 왜 뮤비들은 그렇게 심각하면서 항상 깡패들이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