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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식구들 중 감량이 필요한 사람이 네 사람 중 셋이다. 수년간 그렇게 지내오고 있던 차, 아버지께서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란 제목에 감명을 받으셨는지 9500원이나 주고 달콤한 제목의 책을 사오셨다. 이 책의 내용은 역시 간단한 진리이다. 운동 안 해도 좋으니 굶어라. 술을 끊어라.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 8점
유태우 지음/삼성출판사
[ 여기서 구매하세요, TTB ]

누구나 다이어트나 재테크에 관해 책이라도 한두 권 쯤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내 말이 과언일까. 진리는 너무나 명쾌하며 단순한 데도 다만 실천을 못하는 것이 문제이며, 같은 진리를 살짝 변주해대는 책장사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 내일부터 날씬해질 것만 같은 착각, 모레부터는 나만 부자가 될 것 같은 망상을 제공하는 것이 살빼기 책들이요, 재테크 서적들이다.

특히나 재테크 서적의 범람은 물질만능 이외에 아무런 철학이나 고민도 없는 지금의 세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책들을 품에 꼬옥 안고 당장 부자가 될 것 같은 환상을 즐기는 것은 500원 로또로 외제차 살 궁리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러한 효용을 즐기는 사람은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부자가 될 싹수가 보이는 사람들은 돈이 아까워 그런 책을 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 책에 실린 충격적인 이야기들은 소개하고 지나가야겠다.

1. 정상체중보다 10~15kg이 더 나가는 사람들은 3~4개월 동안 물만 먹고 살아도 끄덕없을 정도의 영양분을 갖고 있다.

2. 일하는 시간의 10%를 휴식에 써라. 일에 지친 몸이 하는 운동은 오히려 독이다.

3. 술을 끊지 못하면 살빼기는 불가능하다. 도저히 불가하다면, 술을 입에 댄 순간부터 밥도 안주도 먹지 말고 오로지 술만 마시라.

이 책은 우리집 마루의 탁자에 떡 하니 비치되어 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 이 책이 주는 효용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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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눈이 부끄러우나 다산 정약용의 글들은 그래도 비교적 접해본 편인데, 지난 생일에 후배들로부터 이 책을 선물받아 기쁜 마음으로 다산의 글을 다시 접할 수 있었다. 아들들에게, 형에게, 제자들에게 보내는 서간문이다보니, 특히 학자이기보다 인간적인 다산의 모습을 느낄 수 있고, 학자로나 아비로나 한결같은 그의 올곧은 인품과 깊은 철학이 읽는 이로 하여금 감복하게 한다.

자신으로 인해 폐족([명사]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됨. 또는 그런 족속)이 되어버린 아들들에게 독서와 학문에 대해 엄하게 타이르고 효도 및 근검을 강조하는 모습 등에서 아버지 역할을 수행하는 다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가 힘주어 강조한 효제는 지금 이 난세에도 변함없이 통용되어야 할 바탕이 아닐까 한다. 생산성은 유사 이래 계속 증대되어만 간다는 데도 불구하고 각박해지기만 하는 인류를 어떤 철학이 다시 요순시대로 인도할 것인가. 아무래도 체제 고민이 열쇠가 아니다.

밭을 가꾸고 닭을 기를 때에도 사대부답길 강조하는 다산은 그의 아들들에게 청출어람을 염원하였으나 두 아들들의 성취는 더뎠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자신을 이어주길 기대하는 아비의 탄식에서 다산의 솔직한 풍모가 더욱 따듯하게 다가온다.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폐족으로서 배우지 않는다면 마침내는 도리에 어긋지고 비천하고 더러운 신분으로 타락하게 되고 아무도 가깝게 지내려 하지 않아 결국 세상의 버림을 받게 되고 혼인길마저 막혀 천한 집안과 결혼하게 되며, 물고기의 입술이나 강아지의 이마 몰골을 한 자식이 태어나면 그 집안은 영영 끝장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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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똑똑하다는 일본인 우국지사가 쓴 이 책에 따르면, 아래 질문에서 “Y”가 다섯 개가 넘어가면 하류로 전락하게 된다고 한다.

■ 영어를 잘 하지 못하며, 회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 의상 · 시계 · 핸드백 등에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다.
■ 돈 버는 법을 가르쳐주는 재테크 서적을 잘 본다.
■ ‘개성적’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 안정성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 가능하다면 투 잡(Two Job)을 갖고 싶다.
■ 프로 야구나 프로 축구팀 중 응원하는 팀이 있다.
■ 결혼의 조건은 사랑이다.
■ 성과주의는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다.
■ 공무원이 가장 안정된 직업이다.
■ 해외 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국내 여행을 더 좋아한다.
■ 여자는 피아노나 꽃꽂이 같이 교양 있는 취미 하나 정도는 가져야 한다.
■ 평생 독신으로 살아도 무방하다.

90%가 하류로 전락한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도 양극화의 가속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계속되는 현현으로 인해 정글화되어가는 한반도, 세종께서 컴백하신다고 한 들 만만치 않을 분위기다. 이 책은 재정 파탄으로 인해 일본의 요절이 임박했으며, 본격적인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일 세계경쟁 시장의 필연적 도래에 따른 개인의 경쟁력 제고를 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나친 친미나 현재 한국 모델을 바람직하게 보고 있는 그에게서 균형 있는 담론을 기대하긴 어려웠지만, 세계화를 겪고 있는 중국 외 아시아권의 절박한 세태를 조목조목 잘 지적하고 있다. 역시 튀는 대목들은 다음의 계층 이야기들이다.

- 중류 이상의 삶이라고 일컬어졌던 것들이 이제는 모두 하류로 내려왔다. 자신다움을 추구하면 할수록 하류로 전락해 간다. “자신답게 산다는 것”, 그런 창조적인 삶은 엄청난 천재나 엄청난 부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메시지를 굳게 믿었기 때문에 그들은 ‘개성적인 삶의 방식’을 흉내내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게 됐다.

- 상류는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는다. 핸드백이 모조리 브랜드 제품이기 때문에 브랜드 따위엔 흥미가 없다. 중류는 또 음절을 늘리며 말을 길게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곧잘가는 것은 하류다. 그곳에 가면 하류 사람들에게 단 하루나마 왕이 된 기분을 맛보게 해주기 때문이다. 만약 와인리스트를 보며 종류, 생산지, 연대까지 지정하게 된다면 이는 구제할 길이 없는 하류임을 증명하는 행동이 된다. 상류 인간은 그럴 때 레드 혹은 화이트라고만 말하기 때문이다.

- 현대의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는 … 인생에서 오로지 한두 번 있는 종이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사람을 관료의 정상 자리에 앉히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것은 하류 전락의 위험에 항상 시달리는 중류가 계급에 가장 예민하다는 점, 저자는 하류가 되지 않기 위해 위 같은 상류의 사고방식을 갖추라고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의 10가지 방법을 내놓으며 끝을 맺는다. 개인이 세계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방법 되겠다.

1 해외 명문 대학에 유학하라.
2 공무원은 절대 되지 마라.
3 기업에 취직하려거든 세계를 상대로 기업 활동을 하는 곳을 선택하라.
4 최소한 영어 회화, 그리고 영어 이외의 외국어도 1개 정도는 해야 한다.
5 전문직을 선택하고, 세계 공통의 자격을 취득하라. 샐러리맨이 아니라 비즈니스맨이 되라.
6 컴퓨터 지식과 기술을 익혀라.
7 해외 뉴스를 주목하라.
8 금융 · 경제 지식을 익혀라.
9 ‘온리 원’ 따위의 가치관을 버려라.
10. 애국심을 가져라.

영어제목은 Never Climbing Society, 분명 우리 사회가 굳어가는 증거는 이곳저곳에서 누구나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화 시대라면 당연한 생존법을 담은 위 책보다는 한국을 찾았다는 노르베리 호지의 인터뷰가 더 매끄러워 보였다면 나는 어디 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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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스티븐 레빗은 인센티브에 대하여 첫 장부터 힘주어 강조한다. 그는 인센티브야말로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이라고 보고 있다. 인센티브 -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하고 나쁜 일을 적게 하도록 설득하는 수단 - 가 경제적, 사회적, 도덕적 측면에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증거는 13-14세기(영국, 10만명당 23.0)와 20세기의 살인사건 발생율(영국, 10만명당 0.9)이 세기를 거치며 현저하게 줄어드는 양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사회 여러 현상의 이면에 감춰져있는 인센티브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그것의 작용을 엄밀하게 분석하여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있던 현상들의 인과 관계를 다시 보여준다. 거기에 이 책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또한, 문제 해결 및 분석을 위한 데이터 분석 과정도 보여주고 있기에 일선에서 분석업무 설계 및 수행에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법의 발상전환이 필요한 이들에게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책에서 인상깊었던 프리젠테이션들이다.

1.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희소가치 있는 정보의 공유와 공포 분위기 조장 - 집을 잘못 살지 모른다는 걱정? - 을 하는 점에서 닮았다.

2. 마약판매상들이 속해있는 갱단은 대기업의 조직 구조와 생태가 닮았다. 현장의 마약판매상들은 승진을 위한 경쟁과 영업목표에 쫓기는 말단 세일즈맨에 불과한데 심지어 4명중 한 명은 죽는 확률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말단들처럼 엄마와 살 수 밖에 없다.

3. 20세기 범죄율의 감소는 낙태 허용 때문이다.

4. 아이의 학습 성취도는 부모들의 그를 향한 후천적인 노력보다 부모들의 출신성분에 크게 영향 받는다.

5. 아이는 총기 소지자들보다 뒷뜰에 수영장을 가진 이웃들과 사는 편이 더 위험하다.

참고1) Freakonomist 행동강령!

첫째, 인센티브는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이다.

둘째,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사회 통념 가운데는 잘못된 것들이 다수 존재한다.

셋째, 전혀 예상치 못한 극적인 결과는 흔히 거리가 멀고 미묘한 사건을 원인으로 한다.

넷째, 범죄학자에서 부동산 중개업자까지, 이른바 ‘전문가’들은 정보의 우위라는 강점을 자기 자신의 아젠다를 위해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무엇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알면 복잡한 세상이 훨씬 단순해진다. 적절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면, 그 전에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수수께끼들까지 풀 수 있게 된다.

참고2) 레빗이 강조하는 회귀분석

회귀분석은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두 가지 변수를 제외한 모든 변수를 인위적으로 일정하게 맞춰놓고, 그 두 가지 변수가 서로 변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방법이다. 회귀분석은 학문이기보다 하나의 기술art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회귀분석을 능란하게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통해 어떤 상관관계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더 나아가 그러한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나타낼 수도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회사생활에 도움된다. 왜 많이/적게 팔린거지?라는 매일 같은 질문에 매일 조금은 다른 대답을 해주어야 하는 이들를 위해 건배!]

참고3)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경제학’

언제나 친절한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경제학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 항상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자원의 희소성) 에 직면하여, 그 제한된 수단을 가장 유효하게 활용하고자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인적 및 물적 자원이 어떻게 배분되고 소득이 어떻게 처리되는가를 관찰함으로써 이들에 관한 일반적인 법칙을 구명하며, 그 자원의 배분 과정에서 야기되는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자 하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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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랜드를 다녀오는 길에 후배 녀석이 이 작품을 ‘강추’하였다. 그래서 예의 도박만화이겠거니 하고 별생각없이 손에 잡았다가 어제 하루를 들여 독파해버리고 말았다. 대개의 도박만화가 그렇듯 게임 자체만 조명하기 보다는 더 큰 호흡들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무엇이든 건곤일척의 승부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법, ‘마흔여덟장 꽃그림’, ‘아자카 마봉출’로 인생사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할 수 있지 않던가. 이 작품은 도박만화로서는 허영만, “타짜”의 완성도에 미치지 못하다고 감히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정말이지 ‘도박’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 모란 사람의 ‘이태백에게 고함’이란 글이 회자되었던 적이 있다. 이 작품의 접근도 그가 사용한 필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땅은 적자생존의 전장이라는 것, 지는 버릇에 익숙한, 소극적인 바보들에게는 아무런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명백한 사실을 설파하고 있다. 약간의 억지도 있었던 김 모의 글과 달리, 이 작품은 그 본질을 뼈 속까지 극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왜 낙오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는지 충분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니 나부터도 명심해야 할 일이다. 이 작품은 지금의 대한민국 같은 노골적 자본주의 격전지를 견디는 우리들에게 교범이 될 만하다.

작품이 그것만으로 끝맺었다면, 아마 ‘추적60분’ 같은 고발프로나 ‘게으름이 교정용’으로 그쳤을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연대’이다. 주인공은 항상 자신의 승부사적인 기질과 주변인들과의 ‘연대’로써 큰 난관들을 이겨나가는 것이다. 김 모의 글의 한계가 구조적 접근에 대한 방기였음에, 이 작품은 ‘연대’로써 자본주의 도박판의 틀을 깨야한다고 암시한다면 내 지나친 오바일까?

우리네 영원한 판타지일 도박 따위 야바위로 돈을 벌지 못해도 좋다. 오늘 내가 건강하고 맥주 한 잔을 나눌 능력만 있다면, 내일 우리는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법이다. 물론 ‘내일부터 열심히 하자’ 같은 오랜 거짓말은 이제 그만!

100% 이기도록은 꾸밀 수가 없어. 날아오르지 않으면 안돼. 이론으로 모든 걸 메울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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