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 3는 우선 C의 기대도 많고, 나도 2편을 유쾌하게 보았기에 개봉과 동시에 디지털 영화관까지 골라서 찾았다. 허무하게 끝나버린 영화의 크레딧을 보면서 느꼈던 것이란 왜 Trilogy(3부작)을 만들면 안되는 것인가에 대한 절감 뿐이었다. 대부도 그러했고, 매트릭스도 그러했다.

21세기의 우리는 슈렉이란 새로운 동화를 쓰고 있는 중이다. 근대의 동화나 우화들이 갖고 있던 오랜 혐의들이 미심쩍긴 하지만, 그럭저럭 순기능이 많았다고 보는 편인데, 아무래도 엉성한 슈렉의 철학이 요즘 아이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이렇게 늙어가는 것이리라, 아마]. 슈렉 시리즈는 우화적인 성격이 다분함에도 그 철학이 애매하다는 곤란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다룰 듯 말 듯 인간의 미추나 권력욕에 대한 뚜렷한 논의는 제쳐두고, 그저 동화들을 패러디하고 첨단 CG를 섞어가며 시리즈를 끌어오기 바빴다. 2편에서 유쾌함으로 가려졌던 서사의 빈곤이 3편의 재탕에서 앙상하게 드러나고 만 것이다.

피노키오나 라푼젤을 문자언어로 머리 속에 그려내던 세대가 할아버지가 된 것은 벌써 오래이지만[우리 또래는 월트 디즈니 그림으로 상상했다?], 동화의 주인공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현현하는 것은 어쩌면 유쾌하지 않은 일일 수 있다. 모두의 이미지가 같아진다, 모두의 욕망이 같아진다? 모두의 욕망이 같아지며 발생하는 현대의 문제는 실로 심각하다.

Epilogue - That's all what we need?

괴물 슈렉은 괴물 공주를 만나 드디어 3편에서 일가족을 이루었다. - 왜 그들이 추남추녀로 남았는지, 왕노릇을 마다했는지 여전히 아리송한 구석을 남긴 채 - 다만 에필로그가 보여주는 것은 이 Trilogy가 남기는 유일한 메시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가정이며 당신은 그곳에 조용히 머물면 된다는 그렇고 그런 헐리웃 서사이다.

슈렉 3, 아무것도 새로운 것은 없었다. 마치 슈렉 더 보고싶다 조르는 아이들을 위해 억지로 다시보기한 수준이다. 딸과 극장을 찾았던 J과장이 여섯살배기 손에 이끌려 영화 중간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그나마도 시원치 않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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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J ★★☆, C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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