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앉아있는 사람들 열 명 중 다섯 명은 전화기로 뭔가를 하고 있으며, 두 명은 전화기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요즘인 듯 싶다.[피곤하신 세 분은 꿈나라에…] 평소 조잡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척 하는 나는 모바일게임에 집중하는 사람들에 대해 갸우뚱했으나, 최근 몇 년만에 전화기를 새로 장만하면서 나도 지하철에서 “하프”, “따당”을 숨죽여 외치는 이들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지난 8월에 전화기를 개비하면서, DMB를 제외한 모든 첨단 테크놀로지가 탑재된 전화기라는 삼성의 SCH-9850을 큰 맘 먹고 구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보드 불량으로 전화기가 한 나절을 못 싸우는 메칸더브이처럼 구는 바람에 최신 트렌드 체험은 커녕 간신히 전화 기능만 쓰면서 몇 달을 보냈다 - AS센터에 가길 차일피일 미룬 탓도 있겠으나. 그러다 최근에야 고객의 마음은 이렇게(사진 참조) 되는 삼성서비스를 겪으며 안타까움 속에 수리를 마쳤다.

우여곡절을 거쳐 새로이 시도해본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모바일게임. 다들 왜 그렇게 열심히 하나 알아야 한다는 미명 아래, 무려 2500원(통신비 별도)이나 주고 “한게임 라스베거스 포커”를 다운로드한 것이다. 포커처럼 도박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게임도 드물다. 포커는 선택과 셈의 연속. 이번 차례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내 예상은 얼마나 들어맞을까. 속느냐 속이느냐. 모든 것을 우연인 척 가장하는 확률의 예리함. 그리고 10분이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군더더기 없는 게임. 사람살이와 참 많이 닮아있는 것이다.

어제 나는 팀장에게 그 일은 못한다고 털어놓았었어야 했을까. 몇 달 전에 나는 부서를 바꾸었어야 했을까. 안 그래도 힘들었을 친구에게 그 말은 너무 심하진 않았는가. 대우조선해양을 왜 300원 차이로 못 사서 단기수익률 20%를 놓쳤을까. 하나하나의 작은 선택들이 결국 내 오늘 아침을 만들고 있음을 상기하며, 사람 가득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 배터리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경제적 위험이 없는 나만의 자그마한 포커판에서 인생게임을 쉬어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포커도, 인생도 선택과 셈의 연속.

덧 하나.
한 달 후 삼성의 해피콜에 “약간 불만족”이라고 전화로 답하니 물휴지를 보내왔다. 대략난감. 나는 이제 더 이상 애니콜을 사지 않을 것 같다.
덧 둘.
“한게임 라스베가스 포커”는 NHN의 한게임 포커서비스를 혼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모바일 게임이다. 세븐오디와 홀덤으로, 4포(컴퓨터가 3인 시뮬레이션, 플레이어 1인)까지 즐길 수 있다. 하이로우 게임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구성이나 기능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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