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기대는 ocean’s eight - 13까진 바라지도 않아 - 정도만 되는 영화여도 좋겠다는 대수롭지 않은 마음이었으나, 영화관에서 빨리 나와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했던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로 남고 말았다. 더구나 일요일 오후에 아무도 없는 영화관인 줄도 모른 채 느긋하게 들어가보겠다고 할인혜택도 못받으며 예매까지 하였건만.

영화는 “노브레인 레이스”를 ‘노브레인 머더’(?) 정도로 바꾼 구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유머도 없고 반전도 없으며 지루한 폭력 씬만 계속될 뿐이다. 게다가 보기 전에는 몰랐는데, 이 영화는 워킹타이틀 - “러브액추얼리”, “어바웃어보이”,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등 제작 - 이 그들에게는 낯선 장르인 폭력물로의 모색을 시도한 것 같은데 지독하게 실망스럽다. 심지어 나와서 당구만 치다가 30분만에 죽어버리는 벤 애플렉이 캐스팅에 제일 먼저 올라온다는 것부터 영화의 수준과 의도가 엿보일 지경이다.

물론, 수천피트 상공에서 빅맥을 먹으며 중동을 폭격한다는 미군조종사들과 같은 폭력의 세련됨을 담은 영화라고 이야기하자면, 그 세련됨은 아무래도 이해 못하는 내가 촌스러운 탓도 있을 수 있겠다. 일요일에 체해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조금이라도 쉬어볼 요량으로 “그 남자 작사 그 여자 작곡”의 진부함 - but goodies -도 마다하며 액션을 시도한 것이 오바였나? 무려 앤디 가르시아께서 열연하는 마지막 반전은 너무 무의미해서 언급할 가치도 없다.

C에게 이 영화를 권한 일요일에 아픈 나는 민망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섰다. 오늘의 결론; 만약 세계적으로 잘하는 게 있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그거나 계속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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