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찾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마치고 나오면, 꼭 같은 시간에 좁은 냉탕에서 폭포샤워를 틀어놓고 냉탕을 10여 분간 독점하는 아저씨 때문에 나의 냉온욕이 심히 지장을 받는다.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 같은 표정을 지은 채 열심히 전도하는 사람들이 결국 이기로서 저가 천당 가보겠다고 저러는 것이다란 그럴싸한 의심이 들기 시작했던 언젠가처럼, 나는 그 아저씨 덕분에 모두에게 강권되는 ‘건강을 위한 건전한 행위’들도 결국 지독히 이기적이며, 오래 살아보겠다는 안타까운 유한개체들의 필연적인 욕구의 표출로 밖에 안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다른 욕구들보다 몇 갑절 정치적으로 올바르며, 사회적으로도 건강할 확률이 높겠지만.
아저씨의 독점적 건강행위가 끝나길 기다려 씻고 나와 모처럼 용기를 내어 체중계에 오를까 했는데, 어떤 아저씨가 체중계에 묻은 물을 수건으로 닦고서 살포시 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설마 전자체중계에 감전 위험이?! 노래방에서도 때로 위험하다더니… 그리하여 나는 목욕탕의 체중계에 오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 아저씨처럼 수건으로 닦아가며 오르기란 매우 귀찮은 데다 좀스러워 보일 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실로 견딜 수 없고, 그렇다고 그 아저씨를 소심하다 놀리고 올라서기엔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를 새삼 느끼는 대목이라면, 친하게 지내는 아주머니가 64세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옆 레인에서 말을 거들던 쩌렁쩌렁한 할머니는 심지어 74세인데, 본인이 매일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줄넘기 300개를 뛰고 수영에 나오고 있으며 어제는 고속버스타고 하루종일 놀러갔다 왔다고 이야기 할 때.
오늘은 기분 좋은 토요일, 상쾌한 아침 운동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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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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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4th, 2007 at 9:20 am
1mokiss
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 원인을 알만도 하고 모를만도 한 삶의 ‘에너지’란 참으로 좋은 것!
February 24th, 2007 at 11:41 am
케이제이
모두가 상쾌한 아침이길 빌어요. 앗 벌써 11시다, 소중한 주말이 ㅋ
February 24th, 2007 at 11:36 pm
케이제이
C는 그 아저씨가 체중계를 닦은 이유를 타인의 물이 자신의 몸에 닿는 것이 싫어서라고 해석하였는데, 이게 더 맞는 주장일까. 어쩌면 그 아저씨를 보고 목욕탕 체중계가 감전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내가 넌센스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