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우고 싶은 사건들과 사람들을 기억 속에 어쩔 수 없이 품고 살게 마련이다. 그것들만 지울 수 있다면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자, 여기 카우프만이 ‘망각의 강물’을 사 마신 두 연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클레멘타인(윈슬렛 분)과 조엘(캐리 분)은 크게 싸우게 되고, 충동적인 클레멘타인은 첨단 의학에 힘입어 조엘의 기억을 물리적으로 지워버린다.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그녀에게 분노한 조엘은 그녀에 대한 자신의 기억도 지우기로 결정한다. ” 페이첵”에서도 소개되었던 원하는 기억만 지울 수 있는 기술은 이처럼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보게 하는 것이다. 영화는 조엘의 기억지우기 과정을 따라간다. 그녀에 대한 기억들을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에서 조엘은 그것들을 지우기 원치 않는 자신의 진심을 곧 깨닫는다. 이제 조엘과 그의 머리 속 클레멘타인은 기억지우기 기계로부터 함께 도망가기로 결심한다.

천재로 소문난 카우프만은 충분한 이름값을 하고 있으며,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 두 사람의 연기 또한 전혀 손색이 없다. 짐 캐리는 이 영화를 통해 다른 배우를 보는 느낌까지 자아낼 정도이다. 거기에 일라이저 우드, 커스틴 던스트 들과 톰 윌킨스가 정신과 박사로 출연하니 조연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결국 조엘은 그녀의 기억을 지키는데 실패한다. 아마 클레멘타인도 그러했을 것이다. 심지어 클레멘타인은 조엘의 ‘클레멘타인 DB’를 이용한 변태(?) ‘프로도’의 애인이 되어있기까지 하다. 기억이 지워진 다음날, 출근길에 무의식으로부터 암시를 받은 조엘은 그녀와의 추억의 장소로 향하고, 그곳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나 비슷한 연애 시퀀스를 밟아 다시 가까운 사이가 된다. 아, 여기서 끝이라면 카우프만이 아니지, 여기서는 스포일러를 제공하진 않겠다. :p
재밌는 것은 조엘의 ‘클레멘타인 DB’를 이용하면 실제로 클레멘타인에게 어필한다는 것과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다시 만나도 같은 연애 시퀀스를 밟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추억의 장소로 향한다는 것은 무의식에 남아있던 서로에 대한 잔재 덕분일 것이다. 나는 우리가 전생의 기억을 못하는 이유를 우리가 레테의 강물을 마셨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이상한 증명이 되겠지만, 우리가 엄마 배 속에 있던 시간들과 처음 빛을 본 순간을 기억 못하는 것을 보면 그 이전 생들에 대한 기억도 그렇게 지워져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다시 만나는 것을 보며, 전생의 인연은 다음 생에도 만나지는, 아니 만나는 것일 듯 싶은 한가로운 가을의 망상에 젖는 것이다.
클레멘타인: 나도 당신이 지겨워지고… 역시 그렇구나 이를 갈겠죠.
조엘: O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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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7th, 2007 at 1:5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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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3rd, 2007 at 1:5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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